코로나19로 인해 키즈카페나 나들이가 자유롭지 못하여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웬만한 미술이나 만들기 공작놀이는 다 한번씩 해 본 것 같다. 이제 색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 검색해보던 중에 앤트빌 개미관찰 세트를 발견했다. 마침 개미는 아이들도 관심있어 하는 곤충이라 "우리 집에서 개미 키워볼까?" 하니 둘 다 동시에 "좋아!"를 외친다. 그렇게 우리는 개미 가족을 들이게 되었다.
앤트빌 개미관찰 / 개미 키우기 제품을 구매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두 가지 있다.
1. 내부가 투명한 젤로 되어 있어 개미집의 구조를 3d로 관찰할 수 있는 것 or 실제 흙을 사용한 것
2. 개미가 없는 것 or 개미가 세트로 포함되어 있는 것 (개미가 없는 것은 동네에서 개미를 직접 잡아서 넣으면 되며, 당연히 금액적인 차이가 있다)
나는 개미를 잡아서 넣는 것이 자신이 없기도 하고, 또 여왕개미를 관찰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실제 흙 사용 + 여왕개미와 일개미가 모두 포함되어 배송되는 패키지를 선택했다. 배송에는 2~3일 정도 소요된 듯 하다.
택배 상자에는 개미 키우기 박스와 함께 워크북이 들어 있다. 개미를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부위별 특징부터 계급, 특성, 한살이 과정까지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용하다. 워크북의 문제를 풀어볼 수도 있는데 체감상 문제 풀이를 진행하려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
박스를 열어 보았다. 맨 위에 개미 가족들이 담겨 있는데 여왕(공주)개미, 일개미, 알 또는 애벌레 구성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120여종의 개미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개미인 '검정왕개미'라고 하는데 으아...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크기가 커서 당황했다. 옮길 수 있으려나=_=
다른 개미나 곤충의 애벌레를 몰래 가지고 와서 일을 시키며 식량공급원으로 이용하는 독특한 곤충이다.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고,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게으른 곤충이라(ㅋㅋ) 서열이 높은 개미들은 대부분 일을 하지 않고 10% 정도의 개미들만 열심히 일을 하는 수직 서열이라고 한다. 개미는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을 거치는 완전 탈바꿈을 한다.
상자 겉면에 관찰 포인트들이 적혀 있다. 애벌레를 돌보는 모습, 터널공사를 하는 과정, 죽은 개미의 무덤을 만들어 주는 행동, 자신의 몸과 다른 개미의 몸을 수시로 닦아주는 청결한 행동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공주개미 키우기 세트 - 개미 키우는 요령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살아있는 생명이니 제대로 돌봐주어야 할 것 같아 키우는 방법을 여러 번 읽고 외웠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먹이 활동이 훨씬 적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니, 이거 일주일에 두 방울 다같이 나눠먹고 어떻게 살지?
개미 키우는 방법
- 직사광선을 피해주세요.
- 하얀 먹이구 캡을 열고 먹이를 줍니다. 먹이는 일주일에 2회 한방울만 줍니다.
- 개미가 터널공사를 시작하면 적은 흔들림에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주의해 주세요. 너무 흔들면 개미집이 무너질 수 있어요.
- 죽은 개미는 잘게 잘라서 무덤을 만들어 주는데 부패 방지를 위해서 랍니다.
- 개미는 습도에 예민함으로 항상 흙이 마르지 않도록 유지시켜 줍니다. 50% 정도 건조해지면 분무기로 조금씩 뿌려줍니다. 물을 많이 주면 바닥에 물이 고이고 개미들이 죽게 되니 절대로 많이 주지 마세요.
물약통에 시럽 제형의 개미 먹이가 들어 있다. 개미집 통은 스티로폼과 충격완화 뽁뽁이가 들어있어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다.
개미집통의 아랫 부분은 이렇게 생겼다. 통의 가운데가 나무 모형으로 막혀있는 구조인데 부착상태가 좋지 않았는지 분리되어 흙이 다 새어나온 상태였다. 이대로 개미를 옮겨주면 개미가 집을 만들다가 탈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교환을 할까 싶었지만 아이들이 오래 기다리기도 했고 교환받는 동안 개미들이 좁은 공간에서 살아있을까 걱정되어 아쉬운대로 글루건을 이용해 공사를 했다. 이제 공주개미, 일개미, 알들을 옮길 차례!
"자~ 이사 준비다아~"
먹이 구멍과 개미들이 들어있는 통 속의 구멍을 뒤집어서 연결해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개미들이 이사할 생각을 하지를 않는거다. 통 속에 들어있는 흙과 이물질을 열심히 물어서 아래로 던지길래 "오, 드디어 옮길 마음이 생겼나보다!" 싶었는데 자고 일어나서 다음 날 보니 역시 그대로... 이건 이사갈 준비가 아니라 그냥 쓰레기 버린 거였어-"- 흥!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통 속의 개미들은 죽어가고, 먹이로도 유인해 보고 흔들어도 보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개미들이 알아서 이사하길 기다렸다가는 다 죽겠다 싶어 비닐 속에 넣어두고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한마리씩 유인해 집어 넣었다. 하아... 나는 벌레, 곤충을 무서워하는지라 '왜 내가 돈까지 줘가면서 이런 고생을 -_-' 싶었으나 어찌저찌 개미 가족 이사는 성공!
얘네들이 막 밖에서 돌아다니고 젓가락 타고 올라오고 그럴 때는 공포 그 자체인데 통 속에 얌전하게 들어 있을 때는 또 귀엽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시간이 순식간에 뒤로 훅~ 지나간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평소에 잡생각이나 스트레스가 많아 힐링이 필요한 어른들에게도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미들은 보통 커다란 공주개미 옆에 모여서 시간을 보낸다. 수시로 몸을 닦고 더듬이를 움직여 동료들과 소통을 하는 것 같다.
설명서에 적혀있는대로 대부분의 개미들은 가만히 유유자적하게 지내고, 한두마리의 개미들만 부지런히 움직인다. 반나절 정도 지나고 보니 개미 두 마리가 열심히 개미집을 만들고 있었다. 알이 부화해서 작은 개미들이 나올 때까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조만간 개미 가족들이 근사한 집을 완성하면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근황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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