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엄마야.
아마도 네가 지금은 한글을 다 떼지 못해서 엄마의 편지를 읽을 수 없겠지만, 좀 더 자라면 이 글을 읽을 수 있을테니 그 순간을 떠올리며 엄마의 마음을 글에 담아볼게.
벌써 네가 8살이 되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구나.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하고,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고, 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되고, 또 유치원 형님반에 가게 되었다며 좋아하던 너... 엄마는 눈을 감으면 네 성장과정이 머리속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데, 벌써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니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아.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때문에 너는 3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녔어. 감사하게도 너무 좋으신 어린이집 원장님, 선생님을 만나 웃음 가득하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사실 엄마는 네가 어린이집에 못 다닐까봐 걱정이 많았어. 엄마는 겁쟁이여서 6살때까지 외할머니랑 떨어지는 걸 극도로 싫어했거든. 그래서 7살이 되어서야 유치원에 갈 수 있었지. 투정 한 번 없이 즐겁게 등원하는 너를 보며 다행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엄마보다 낫네'하며 조금은 뿌듯하기도 했단다. 원래 부모는 자식이 본인보다 나은 모습을 발견하면 한없이 행복해지는 법이거든.
초등학교에 가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유치원에서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될거야. 또 이제는 공부와 숙제를 하는 습관들도 조금씩 길러야 해. 초등학교 생활은 즐겁고 신나는 일들도, 억울하거나 화가 나고 슬픈 일들도 있겠지만, 엄마 딸은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어. 잘 하면 잘 하는대로 못 하면 못 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지금은 다 괜찮단다. 정말이야. 엄마 말을 믿어도 좋아.
너의 초등학교 생활이 설레는 일들로 가득 차길 바라며, 오늘 밤도 좋은 꿈 꿔.
엄마가 많이 사랑해.
- 2020년 11월 어느 날, 과거의 엄마로부터
'러블리윤자매 > 마지막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학교에 다니는 너에게 (0) | 2021.01.13 |
---|
댓글